상속증여(2)-할아버지가 손자의 유학자금을 대 주면…

할아버지가 손자의 유학자금을 대 주면 증여세 과세되나?

 

 

한국거주자인 할아버지가 아버지 대신 미국에서 공부하는 손자(미국영주권자임)의 학비를 지원해주면 증여세를 내야하나요?

 

자식의 교육에 열정과 정성을 다하는 한국인의 정서로 볼 때, 한편에서는 할아버지가 손자의 유학비를 부담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 라고 할것이고, 다른 한편에서는 부모가 있는데 할아버지가 부모 대신 손자의 유학비를 부담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고개를 갸우뚱 할 것입니다. 이번주는 할아버지가 부담한 손자의 유학자금 이야기입니다.

 

생활비또는 교육비에 대한 비과세

현행 한국의 증여세법 체계로 보면, 법에서 비과세나 면제 등으로 구체적으로 열거되어 있지 않은 증여는 모두 증여세를 내야 합니다.

그런데 다행히 아래와 같은 피부양자의 생활비나 교육비 및 이와 유사한 비용 등에 대해서는 증여세가 과세되지 않습니다.
–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이재구호금품, 치료비, 피부양자의 생활비, 교육비,
– 학자금 또는 장학금,
– 축하금·부의금, 혼수용품 등

이때 위에서 언급된 ‘피부양자의생활비 또는 교육비’란 필요시마다 직접 생활비나 교육비에 충당하기 위하여 증여받은 재산을 말합니다. 따라서 생활비 또는 교육비의 명목으로 받은 재산을 정기예금․적금 등에 사용하거나 주식, 토지, 주택 등의 매입자금 등으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비과세되는 생활비 또는 교육비로 보지 않습니다.

이를 종합하면, 민법상 부양의무자간의 생활비 또는 교육비를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금액내에서 필요할 때마다 지급받고, 이를 그용도에 맞게 쓰는 경우는 증여세가 과세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국내뿐만 아니라 국외에 소재하는 초·중·고·대학의 학비 등에도 해당돼, 자녀의 유학자금(입학금이나 등록금등의 교육비뿐만 아니라 생활비) 에 대해서도 증여세가 부과되지 않습니다.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생활비 등을 지원하면?

자, 그럼 할아버지가 손자의 유학자금을 대주면 어떻게 될까요?
위 규정으로 본다면, 할아버지와 손자간에 부양의무자의 관계가 있고,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범위내에서 할아버지가 손자의 생활비 등을 그때 그때 필요할 때마다 지원해 주는 것은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부모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할아버지가 지원한 손자의 생활비나 교육비가 부양의무관계자간의 사회통념상 이루어진 지원이냐는의구심이 들 것입니다.

이에 대한 과세관청이나 법원의 판단은, 부모에게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 등이 있어 부모의 경제적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할아버지가 손자의 생활비 등을 대주는 것은 증여세 과세 대상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즉, 부모가 자녀의 유학비 및 생활비를 부담할 경제적 능력이 없어 할아버지가 손자의 유학자금 등을 부담한 경우 그 생활비 및 교육비는 증여세가 비과세되나, 부모가 자녀의 유학비 및 생활비를 부담할 수 있는 경제적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할아버지가 부담한 유학비는 증여세 과세대상이라는 것입니다.

결국, 할아버지가 손자의 유학자금 등을 지원한 경우 증여세 과세여부는 부모의 경제적 능력 및 부양능력 등 구체적인 사실을 확인하여 판단하여야 합니다.

 

학자금 융자금을 대신 갚아주면 증여세 과세되나?

참고로 한국의 부모가 미국 영주권자인 자녀의 대학 학자금 융자금을 자녀가 대학 졸업 후 갚아주면 어떻게 될까요?

자녀의 채무를 부모가 대신 갚아주는 경우 자녀는 당해 채무의 변제로 인한 이익에 상당하는 금액을 증여받은 것으로 보아 증여세를 내야 합니다. 이 사례의 경우에는 수증자인 자녀가 한국의 비거주자이므로 비거주자 규정을 적용하여 증여세를 내야하며, 증여자인 부모에게는 연대납세의무가 주어집니다.

혹자는 위의 사례에서 학자금 융자금을 갚아주는 것이 생활비 내지 교육비를 지원해 주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위에서 설명했듯이 증여세가 비과세되는 생활비 또는 교육비라 함은 필요할 때마다 직접 이러한 비용에 충당하기 위하여 증여받은 재산을 말하는 것으로, 생활비 또는 교육비의 명목으로 받은 재산을 다른 용도에 사용하면 증여세가 비과세되는 생활비 또는 교육비로 보지 않습니다. 따라서 생활비 또는 교육비로 받은 재산을 부채의 상환에 사용하면 이는 비과세되는 생활비나 교육비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결론적으로 증여세가 비과세되는 피부양자의 생활비 및 교육비에 해당되는지 여부는 증여자와 수증자와의 관계, 피부양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그리고 수증자의 직업ㆍ연령ㆍ소득ㆍ재산상태 등 구체적인 사실을 확인하여 판단해야 합니다.

 

 

이 내용은 현행 법령을 기준으로 일반적인 내용을 안내한 것입니다. 따라서 실제 개별적인 세무신고시에는 반드시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처리하시기 바랍니다.

 

 

이명원

한국공인회계사/미국공인회계사
(미국)MW LEE, CPA P.C.대표
(한국)호연회계법인 국제조세본부장

미국전화 617-455-8073 , 한국전화 013-0533-9910
mwl@mwleecpa.com 또는  mwlee@kicpa.or.kr

 

 

Posted in COLUM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