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증여(11)-가족의 빚 대신 갚을땐 은행 등에 직접 갚아야 유리

가족의 빚 대신 갚을땐 은행 등에 직접 갚아야 유리

 

미국시민권자인 김한국씨는 사업부진으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에 있는 동생의 은행채무를 대신 갚아주고자 합니다. 한국세법에서는 동생의 채무를 직접 은행에 갚는 것이 동생에게 현금을 증여하는 것보다 유리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무슨 이야기 인지…?

 

가족의 빚을 대신 상환하거나 떠안게 되면 증여세 문제가 발생합니다. 오늘은 제 3자의 채무를 대신 갚을 때 어떻게 하는 것이 증여세를 절세할 수 있는 방법인지 살펴보기로 합니다.

김한국씨가 동생의 채무를 갚아주는 방안으로는
①김한국씨가 동생에게 현금을 증여한 후, 동생이 은행의 채무를 갚는 방안과
②김한국씨가 직접 은행에 갚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이 두 방안은 궁극적으로 동생의 채무가 소멸된다는 사실에는 차이가 없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증여세 문제와 관련해서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1. 현금을 증여한 경우

먼저, 김한국씨가 동생에게 현금을 증여한 후 동생이 본인의 은행채무를 상환하는 경우의 증여세 문제를 살펴보기로 합니다.

증여자인 김한국씨에게 연대납세의무가 생겨

한국은 기본적으로 증여를 받은 사람(수증자)이 증여세를 내되, 수증자가 증여세를 내지 못하는 경우 증여자에게 연대하여 납세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김한국씨가 동생에게 현금을 증여하면 수증자인 동생은 증여받은 현금에 대해 증여세를 내야합니다. 이때 증여자인 김한국씨에게는 동생이 증여세를 납부할 능력이 없어 세금을 내지 못한 경우 연대납세의무가 생깁니다. 즉 동생이 증여세를 내지 못하면 김한국씨가 증여세를 내야합니다.

이는 현금을 증여하면 수증자인 동생이 내든 증여자인 김한국씨가 내든 누군가는 증여세를 내야한다는 의미입니다.

 

2. 은행채무를 직접 갚는 경우

그럼 김한국씨가 동생의 은행채무를 직접 은행에 갚으면, 김한국씨가 동생에게 현금을 증여하여 은행채무를 갚게하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요? 이와 관련된 내용을 살펴보기로 합니다.

수증자인 동생의 증여세가 면제될 수도

한국의 상속세및증여세법 제36조(채무면제 등에 따른 증여)를 보면, 제3자로부터 채무의 인수 또는 변제를 받은 경우에는 그 인수 또는 변제로 인한 이익에 상당하는 금액을 그 이익을 얻은 자의 증여재산가액으로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김한국씨가 동생의 은행채무를 은행에 직접상환하는 경우 동생은 김한국씨가 대신 갚아 준 채무액을 증여받은 것으로 봐 이에 대한 증여세를 내야합니다.

그런데 한국의 상속세및증여세법 제4조의 2(증여세 납부의무) 제4항을 보면, 채무면제 등에 따른 증여에 해당하는 경우로서 수증자가 증여세를 납부할 능력이 없다고 인정될 때에는 그에 상당하는 증여세의 전부 또는 일부를 면제한다는 규정이 있습니다.

위 두 규정을 종합하면, 동생은 김한국씨가 대신 갚아준 채무액에 대해 증여세를 내는게 원칙이나, 낼 능력이 없다고 인정되면 그 세금을 면제받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증여자인 김한국씨는 연대납세의무 없어

한편, 증여자인 김한국씨의 입장에서 보면, 동생에게 현금을 증여하면 김한국씨에게 연대납세의무가 발생하기 때문에 김한국씨는 동생이 내지 못한 증여세를 내야합니다.

그런데 채무면제 등에 따른 증여에 해당하는 경우, 증여자에게 연대납세의무를 지우지 않습니다(한국의 상속세및증여세법 제4조의 2(증여세 납부의무) 제5항). 따라서 동생이 증여세를 내지 못한다해도 증여자인 김한국씨에게 연대납세의무가 없기 때문에 김한국씨는 한국의 증여세로부터 자유롭게 됩니다.

결국 위 1.현금을 증여한 경우와 2. 은행채무를 직접 갚는 경우를 비교하면, 가족의 채무를 대신 갚아줄 때는 채무자에게 현금 등을 증여한 후 채무자가 채권자(은행 등)에게 갚게하는 것보다 가족이 직접 채권자에게 채무를 상환하는 것이 증여세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3. 김한국씨의 미국의 증여세

한편, 미국은 증여자에게 증여세 납부의무가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의 거주자인 김한국씨는 동생의 채무상환액에 대해 미국의 증여세법에 따라 증여세를 내야합니다. 즉, 김한국씨는 동생에게 증여한 금액 중 연간면제액(annual exclusion : 2017년도의 경우 $14,000)을 초과한 금액에 대해서는 증여세를 신고해야 합니다. 이 때 실제 증여세를 내야하는 지는 통합세액공제액(unified tax credit : 2017년도의 경우 증여가액 $5,490,000의 해당세액 $2,141,800) 등을 고려하여 결정됩니다.

만약 김한국씨가 미국에서 증여세를 납부하게 되면, 동생은 한국의 증여세 계산시 이에 대한 외국납부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 내용은 현행 법령을 기준으로 일반적인 내용을 안내한 것입니다. 따라서 실제 개별적인 세무신고시에는 반드시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처리하시기 바랍니다.

 

이명원

한국공인회계사/미국공인회계사
(미국)MW LEE, CPA P.C.대표
(한국)호연회계법인 국제조세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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